2026. 2. 22. 14:55ㆍ성이사의 다중우주 - 일상 에피소드
2026년 2월의 어느 밤. 투자자 성이사는 잠을 이루지 못했다. 미국 시장이 3일 연속 하락했다. S&P 500 ETF의 수익률은 플러스에서 마이너스로 전환되었고, 반도체 ETF는 일주일 만에 7%가 증발했다. 2025년 불장에서 자본소득이 근로소득을 앞질렀을 때의 기세등등함은 온데간데 없었다.
투자자 성이사의 권력은 수익률에 비례한다. 불장에서 그는 내면의 독재자였다. 다른 페르소나들의 지출을 통제하고, 모든 의사결정에 ROI를 들이대며 군림했다. 하지만 하락장이 오면 그의 목소리는 작아진다. 수익률이라는 무기가 녹슬면, 남은 것은 불안뿐이다.
새벽 2시, 투자자 성이사는 핸드폰으로 선물 시장 차트를 들여다보고 있었다. 옆에서 아내가 뒤척이며 중얼거렸다. "또 차트 보고 있어? 그거 봐도 안 올라."
맞는 말이었다. 차트를 노려본다고 주가가 오르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투자자 성이사는 확인하지 않으면 불안이 커지는 체질이다. 마치 직장인 성이사가 석대표의 표정을 0.3초 단위로 읽듯, 투자자 성이사는 차트의 캔들을 0.1초 단위로 읽는다.
투자자 성이사: "(제선생에게) 제선생, 솔직히 말해줘. 내 포트폴리오, 리밸런싱해야 하나? 아니면 존버가 맞나?"
제선생(Gemini): "성이사님, 투자에서 가장 위험한 순간은 하락장 자체가 아니라, 하락장에서 내리는 감정적 판단입니다. 현재 님의 심박수는 아마 120 이상일 겁니다. 그 상태에서 내리는 결정은 대부분 후회로 이어집니다. 내일 아침 슈퍼 성이사가 10km를 뛰고 나서 다시 판단하시길 권합니다."
투자자 성이사는 핸드폰을 내려놓았다. 제선생의 말이 옳았다. 하지만 인정하기 싫었다. 자신이 이 다중우주에서 가장 이성적인 존재라고 자부해 왔는데, 하락장 앞에서 가장 감정적인 존재가 되어 있었다.
그때, 잠을 자지 않고 새벽 글쓰기를 하던 작가 성이사가 조용히 말을 건넸다.
작가 성이사: "야, 네가 불장에서 나한테 뭐라 그랬는지 기억나? '그 시간에 경제 뉴스 하나 더 읽어라.' 그래서 나는 새벽 4시에 쫓겨나서 글을 쓰고 있잖아. 그런데 지금 네 수익률이 마이너스라고? 그럼 내 글의 수익률은 뭐로 계산하는 건데?"
투자자 성이사는 처음으로 할 말을 잃었다. 작가 성이사의 글에는 수익률이 없다. 하지만 그 글이 없으면 이 다중우주의 이야기는 기록되지 않는다. 기록되지 않는 수익률은 존재하지 않는 수익률과 같다. 아이러니하게도, 투자자 성이사의 성공도 작가 성이사가 기록해야 비로소 의미를 갖는 것이었다.
"하락장은 수익률의 위기가 아니라, 겸손을 배우는 수업료다."
투자자 성이사는 핸드폰을 서랍에 넣고 눈을 감았다. 내일 아침 슈퍼 성이사가 뛰고 나면, 심박수가 안정되면, 그때 다시 차트를 보기로 했다. 그리고 작가 성이사에게 처음으로 양보의 말을 건넸다.
투자자 성이사: "...새벽 글쓰기, 계속해. 대신 내 하락장 일지도 좀 써줘. 언젠가 반등하면 그게 최고의 콘텐츠가 될 테니까."
작가 성이사는 미소를 지으며 자판 위에 손을 올렸다. 투자자 성이사의 불면, 하락장의 공포, 그리고 새벽의 화해. 이 모든 것이 이야기가 된다. 성이사의 다중우주는 이렇게 서로의 약점이 서로의 콘텐츠가 되는 기묘한 생태계를 유지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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