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식스 슈퍼블라스트3 구매 후 첫 러닝이 황궁의 오르막에서 구토 직전으로 끝나다

2026. 3. 28. 20:31성이사의 다중우주 - 일상 에피소드

오전 11시 바이어사 미팅.

다행히 일본지사 김과장의 컨디션은 나쁘지 않았다. 어젯밤 하이볼바 전에 이탈한 것이 신의 한 수였다. 김과장이 일본어로 브리핑을 유창하게 마쳤고, 성이사는 옆에서 고개를 끄덕이며 임원의 존재감을 발산했다. 존재감의 실체는 숙취를 참고 있는 50대 남성의 창백한 얼굴이었지만, 일본 바이어들은 '임원이 직접 왔다'는 사실 자체에 감동하고 있었다.

미팅 종료. 김과장과 간단히 점심. 우동 한 그릇. 뜨거운 국물이 위장을 달랬다.

 

성이사: "김과장, 저녁에 또 파트너사 술자리 있지?"

김과장: "네, 7시에 시부야에서요."

성이사: "…그때까지 호텔에서 좀 쉬어야겠다."

호텔 방. 침대에 누웠다. 피로가 극한까지 밀려왔다. 속도 여전히 좋지 않았다. 눈을 감으면 잠이 올 것 같았다. 이대로 저녁까지 자는 것이 합리적이었다.

그때, 슈퍼 성이사가 눈을 떴다.

 

슈퍼 성이사: "야."

성이사: (침대에서) "…뭐."

슈퍼 성이사: "쉬는 건 집에 가서 쉬어."

성이사: "지금 쉬어야 저녁에 버텨."

슈퍼 성이사: "이렇게 좋은 봄날에, 도쿄에서 호텔 침대에 누워 있을 거야? 더군다나 호텔 근방이 고쿄인데."

고쿄. 일본 황궁. 러너들의 성지. 황궁 외곽을 한 바퀴 도는 코스가 약 5km. 도쿄에 출장 올 때마다 슈퍼 성이사가 탐내던 코스였다.

 

슈퍼 성이사: "고쿄 한 바퀴만 돌면 5km야. 가볍게."

성이사: "지금 내 몸 상태를 알아?"

슈퍼 성이사: "그리고 말이야—" (목소리가 달콤해지며) "고쿄 앞에 마루노우치 아식스 매장이 있어."

성이사: "…그래서?"

슈퍼 성이사: "슈퍼블라스트 3가 나왔어. 한국에서 솔드아웃이었잖아. 일본에서 사면 면세까지 받을 수 있어."

투자자 성이사: (갑자기 일어나며) "면세?"

슈퍼 성이사: "응. 면세 받으면 한국보다 2만 원 이상 싸."

투자자 성이사: "…사."

성이사: "너희 둘이 짜고 치는 거지?"

슈퍼 성이사: "짜고 치는 게 아니라, 합리적 판단이야."

성이사는 한숨을 쉬며 말했다.

성이사: "…알아서 해."

 

바톤이 슈퍼 성이사에게 넘어갔다.

도쿄역 마루노우치 출구. 아식스 매장. 슈퍼 성이사가 매장에 들어서자 눈이 빛났다. 진열대에 슈퍼블라스트 3가 놓여 있었다. 한국에서는 솔드아웃이었던 그 신발이. 도쿄에서는 사이즈별로 조용히 슈퍼 성이사를 기다리고 있었다.

 

슈퍼 성이사: (신발을 집어 들며) "…오 드디어"

투자자 성이사: (속에서) "면세 빼면 얼마야?"

슈퍼 성이사: "시끄러워."

시착. 발을 넣는 순간 쿠셔닝이 발바닥을 감쌌다. 슈퍼블라스트 2보다 더 부드럽고, 더 반발력이 있었다. 매장 안에서 몇 발자국 걸어봤다. 구름 위를 걷는 느낌.

슈퍼 성이사: "이거야."

면세 처리. 계산 완료. 슈퍼블라스트 3가 쇼핑백에 담겼다. 슈퍼 성이사는 매장을 나와 호텔로 직행했다.

호텔 방에서 준비한 러닝용 반바지와 반팔로 갈아입었다. 그리고 슈퍼블라스트 3를 신었다. 새 신발의 첫 러닝이 도쿄 고쿄라니. 슈퍼 성이사의 심장이 빨라졌다.

 

고쿄 러닝 코스.

봄이었다. 완연한 봄. 한낮의 반바지와 반팔이 약간 서늘한 정도였고, 뛰기 시작하자 오히려 더워졌다. 도쿄의 봄은 서울보다 먼저 왔다. 고쿄 외곽의 가로수에 벚꽃이 피기 시작하고 있었다. 분홍빛 꽃잎이 바람에 흩날리며 러닝 코스 위에 떨어졌다.

슈퍼블라스트 3를 신은 슈퍼 성이사는 아침의 숙취를 잊은 채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새 신발의 성능을 극한까지 테스트해야 한다. 이것은 러너의 본능이다. 새 러닝화를 신으면 반드시 한계 속도까지 밀어붙여야 한다. 마치 새 차를 사면 고속도로에서 밟아봐야 하는 것처럼.

1km. 쿠셔닝이 훌륭하다. 발이 지면에 닿는 순간의 충격이 부드럽게 흡수되고, 반발력이 다음 스텝을 밀어준다.

2km. 속도가 올라갔다. 심박수 165. 숙취의 존재를 잊었다.

3km. 오르막.

고쿄 코스의 북쪽 구간. 완만하지만 분명한 오르막이었다. 평지에서는 느끼지 못했던 것이 오르막에서 들이닥쳤다.

숨이 막혔다.

위장에서 무언가가 올라왔다. 점심에 먹은 우동인지, 어젯밤의 사케인지, 아니면 둘 다인지. 토할 것 같은 느낌이 목구멍까지 치밀어 올랐다.

 

슈퍼 성이사: (멈추며, 허리를 숙이고) "…으으."

아무래도 숙취에서 완전히 회복되지 못한 것이다. 술의 잔재가 위장 어딘가에 숨어 있다가, 오르막의 부하가 걸리자 반란을 일으켰다. 맥주와 사케와 하이볼의 동맹군이 위장의 성벽을 공격하고 있었다.

낭만은 사라졌다. 고쿄에서의 러닝, 벚꽃 아래의 달리기, 슈퍼블라스트 3의 데뷔전. 모든 서사가 증발하고, 남은 것은 생존 러닝이었다.

 

슈퍼 성이사: (속으로) "토하면 안 돼. 고쿄에서 토하면 국제적 망신이야."

3.5km. 걸었다. 4km. 다시 뛰었다. 4.5km. 다시 걸었다. 뛰고 걷고 뛰고 걷고. 이것은 러닝이 아니라 구급 행군이었다.

5km. 간신히 완주.

슈퍼블라스트 3의 데뷔전 성적: 5km 생존 완주, 구토 미수 1회, 낭만 0.

 

슈퍼 성이사: (벤치에 앉으며, 숨을 몰아쉬며) "…미안, 성이사. 에너지 다 썼다."

성이사는 저녁에 또 다른 파트너사와 술자리가 있었다. 남은 에너지를 그 술자리에서 써야 하는데, 슈퍼 성이사가 고쿄에서 전부 연소시킨 것이다.

성이사: (속에서) "…야."

슈퍼 성이사: (미안한 표정으로) "포카리."

성이사: "뭐?"

슈퍼 성이사: "편의점에서 포카리스웨트 사올게. 그거 마시면 괜찮을 거야."

슈퍼 성이사는 편의점에 들어가 포카리스웨트를 한 병 사서 벌컥벌컥 마셨다. 이온 음료가 목을 타고 내려갔다. 일본 편의점의 포카리스웨트는 한국보다 차갑고, 한국보다 달고, 한국보다 간절했다.

 

슈퍼 성이사: (빈 병을 바라보며) "이거 마시면 괜찮아. 아마."

성이사: "'아마'가 붙으면 안 되는데."

슈퍼 성이사: "…미안."

숙취와 러닝과 새 신발과 벚꽃. 도쿄의 봄은 성이사의 다중우주에게 너무 많은 것을 동시에 요구했다.

<슈퍼성이사 슈퍼블라스트3를 신고 황궁에서 숙취런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