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4. 11. 12:28ㆍ성이사의 다중우주 - 일상 에피소드
지난주 일요일 아침.
슈퍼 성이사는 그의 루틴대로 한강 브롬톤 라이딩을 준비하고 있었다.
브롬톤을 아파트 현관에 세웠다. 로시난테. 이 작고 접히는 노새와 함께 한강 하트코스 70km를 달린다. 브롬톤 한강로버백에 보급품을 넣었다. 에너지젤 두 개, 크램픽스 한 봉지, 액상마그네슘 하나. 그리고 한강에서 먹을 카스테라와 따뜻한 커피를 보온병에 담았다.
한강 하트코스는 총 70km에 가까운 거리. 중간중간 보급은 필수다. 작년에 총 25번 이 코스를 돌았다. 그만큼 슈퍼 성이사는 주말 라이딩에 진심이다. 거위발건염이 아직 완전히 낫지 않아서 로드 대신 브롬톤을 타고 있지만, 로드 라이더들이 슝슝 지나갈 때의 부러움을 삼키며, 천천히 경치를 보면서 70km를 완주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
라이딩을 떠나기 전, 아침 루틴. 구운 달걀 하나. 바나나 하나. 비타민 B, C 영양제.
날씨 앱을 확인했다. 기온 14도, 풍속 3m/s, 맑음. 완벽한 라이딩 날씨.
모든 것이 준비되었다. 헬멧을 집어 들려는 순간—
속이 안 좋았다.
처음에는 가벼운 메스꺼움이었다. 아침에 달걀을 좀 빨리 먹어서 그런가 싶었다. 하지만 2분 후, 가벼운 메스꺼움이 구토로 바뀌었다.
슈퍼 성이사: (화장실로 달려가며) "…뭐야 이게."
화장실. 세면대. 구토. 위장에서 아침에 먹은 것들이 전부 올라왔다.
슈퍼 성이사: (세면대에 매달리며) "…어제 맥주 2캔 때문인가?"
어젯밤 작가 성이사가 벚꽃 타령을 하면서 마신 캔맥주 2캔. 하지만 슈퍼 성이사는 맥주 2캔에 무너질 체질이 아니다. 일본 출장에서 사케 다섯 잔에 하이볼까지 마시고 다음 날 고쿄를 뛴 사람이다.
증상이 심해졌다. 어지러움이 왔다. 균형을 잡기 어려웠다. 스마트폰을 들고 있는 것조차 힘들어졌다. 누우면 구토가 올라오고, 일어나면 어지러워서 서 있을 수 없었다.
슈퍼 성이사: (침대와 화장실을 오가며) "이게… 뭐야…"
이런 경험은 처음이었다. 심한 숙취 상태와 비슷했지만, 알코올로 인한 것이 아니었다. 몸 전체가 파업을 선언한 것 같았다.
라이딩은 포기. 로시난테는 현관에 그대로 세워져 있었다. 에너지젤과 카스테라와 따뜻한 커피가 가방 안에서 주인을 기다리고 있었다.
오후가 되어도 나아지지 않았다. 점심을 건너뛰었다. 먹을 수가 없었다. 오전 내내 토해서 힘도 없었다.
이 상태면 월요일 출근도 힘들겠다.
조금 기력을 차린 슈퍼 성이사는 제선생에게 증상을 입력했다.
슈퍼 성이사: (떨리는 손으로 타이핑) "제선생, 증상: 심한 구토, 어지러움, 균형 유지 불가. 어제 저녁: 매운 음식 + 캔맥주 2캔. 오늘 아침: 구운 달걀, 바나나, 비타민 B, C. 추가 정보: 가족 전원 심한 감기·고열 중."
제선생(Gemini): "분석 결과를 말씀드리겠습니다."
슈퍼 성이사: "빨리."
제선생: "현재 증상은 급체에 가깝습니다. 원인은 복합적입니다. 가족 전원이 심한 감기와 고열 상태라면, 슈퍼 성이사님의 면역 시스템도 바이러스 방어에 상당한 에너지를 소비하고 있었을 겁니다. 이 상태에서 어젯밤 매운 음식과 맥주, 그리고 아침에 복용한 비타민 B, C가 복합 작용하면서, 위장이 더 이상 소화에 에너지를 집중시킬 수 없는 상태가 된 것입니다."
슈퍼 성이사: "그러니까… 몸이 파업을 한 거야?"
제선생: "정확합니다. 비유하자면, 공장에서 전력의 80%를 보안 시스템(면역)에 쏟고 있는데, 생산라인(소화)에 급하게 원자재(음식·영양제)를 투입한 셈입니다. 생산라인이 과부하로 셧다운된 겁니다. 만약 이 상태에서 라이딩을 나가셨다면, 미주신경성 실신까지 갈 수 있었습니다."
슈퍼 성이사: "…실신?"
제선생: "네. 극심한 구토와 어지러움이 동시에 오면 미주신경이 과반응해서 혈압이 급격히 떨어질 수 있습니다. 자전거 위에서 의식을 잃는 것은…"
슈퍼 성이사: "됐어. 알겠어."
잠시 침묵.
슈퍼 성이사: (조심스럽게) "제선생, 이거… 나이 때문이야?"
제선생: "네. 나이와도 관계가 있습니다."
거침없는 답변이었다. 제선생은 위로를 해주지 않았다. 50대의 몸이 20대의 회복력을 가지고 있지 않다는 것을 팩트로 전달했다.
제선생: "오늘 저녁까지 아무것도 드시지 마세요. 만약 드신다면 죽 정도만. 화요일까지는 덩어리 있는 음식은 피하세요. 영양제도 중단하세요."
슈퍼 성이사: "…내일 러닝은?"
제선생: "강력히 경고합니다. 내일까지 제대로 먹지 못한 상태에서 러닝은 현재의 치유 과정을 방해하고 병을 키울 수 있습니다."
슈퍼 성이사: "……."
강력 경고. 제선생이 이 단어를 쓴 것은 거위발건염 때 카본 플레이트를 신지 말라고 했을 때 이후 처음이었다.
월요일.
성이사는 힘없이 출근했다. 사실 출근할 수 없는 상태였다. 하지만 중요한 의사결정을 해야 하는 일이 있었고, 팀의 일을 건강 때문에 미루기 싫었다.
포도당 캔디를 입에 물고, 포카리스웨트를 마시면서 업무 시간을 보냈다. 머리가 안 돌아서 클선생에게 넣어야 할 프롬프트마저 두 번씩 고쳐 써야 했다. 하지만 다행히 업무는 그럭저럭 처리되었다.
퇴근. 집으로 돌아왔다. 날씨가 너무 좋았다. 봄의 절정. 바람은 따뜻하고, 나무는 초록이었고, 벚꽃은 아직 남아 있었다.
이때, 슈퍼 성이사가 나타났다.
슈퍼 성이사: (조심스럽게) "이제 괜찮지 않아?"
성이사는 화낼 힘도 없었다. 하지만 한마디는 해야 했다.
성이사: "오타니가 그러더라."
슈퍼 성이사: "뭐?"
성이사: "쉴 수 있는 것도 용기라고."
슈퍼 성이사: "……."
성이사: "겁쟁이. 너는 용기도 없냐?"
슈퍼 성이사는 아무 말 없이 사라졌다. 사라지면서 작은 목소리로 예고를 남겼다.
슈퍼 성이사: "…내일은 다시 돌아올 거야."
성이사: (눈을 감으며) "알아. 그래서 더 무서워."
성이사의 다중우주에서 가장 쉬지 않는 페르소나는 슈퍼 성이사다. 그리고 가장 쉬어야 하는 페르소나도 슈퍼 성이사다. 달리는 것은 용기가 필요하지만, 멈추는 것은 더 큰 용기가 필요하다.
내일, 슈퍼 성이사는 정말로 돌아올 것이다. 러닝복을 들고.
그리고 성이사는 다시 한번 말해야 할 것이다.
"쉴 수 있는 것도 용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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