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5. 1. 08:54ㆍ성이사의 다중우주 - 일상 에피소드
투자자 성이사는 지난 몇 년간의 투자 결과를 돌아봤다.
50을 넘어가면서, 그는 더 열심히 노력하는 것보다 남은 인생을 어떻게 준비할 것인가가 더 큰 고민이 되었다. 노동 소득의 증가율은 한계가 있다. 임원이 되었다고 해서 매년 두 배씩 연봉이 오르는 것은 아니다. 인플레이션을 따라가는 정도. 그것이 노동 소득의 한계다.
다행히 투자자 성이사는 자본 소득의 양 날개를 만들어왔다. 가장 안 좋은 시기에 산 종목들이 올해 많이 올라줘서 다행이었다. 그래서 성이사의 다중우주는 월급이라는 한 다리가 아니라, 자본이라는 다른 다리도 갖게 되었다.
그나마 내가 존재해서 다행이다. 투자자 성이사는 속으로 자축했다. 셀프 칭찬은 다중우주의 다른 페르소나들이 안 해주니까, 직접 해야 한다.
성이사는 가끔 글로벌 빅테크 회사의 임원과 사회적으로 성공한 사람들을 만난다. A사 미팅 같은 자리. 그럴 때 투자자 성이사는 성이사의 대화를 귀담아들었다. 성이사는 사회적 처세에 집중하지만, 투자자 성이사는 그들의 삶의 구조를 분석한다.
그러면서 투자자 성이사는 한 가지 결론에 도달했다.
자식들에게 적어도 내가 늦게 깨달은 사회적 자산은 물려줘야겠다.
투자자 성이사가 50을 넘으며 정리한 여섯 가지 사회적 유산은 이렇다.
하나. 회사에만 기대지 말 것. 회사는 영원하지 않다. 회사 내 직책은 더더욱.
둘. 젊을 때부터 자본을 만들 것. 시간이 복리의 친구다.
셋. 소비보다 복리를 먼저 이해할 것. 매달 30만 원의 소비는 30년 후 5억의 차이를 만든다.
넷. 경제적 안전판이 있어야 선택이 자유로워진다는 것. 안전판이 없으면 회사가 시키는 대로 살게 된다.
다섯. 부모의 돈은 의존수단이 아니라 독립을 위한 발판이라는 것. 받을 수 있는 사람은 잘 받고, 받을 수 없는 사람은 스스로 발판을 만든다.
여섯. 사회적 성공은 직함보다 자기 삶을 운용하는 능력이라는 것. 이게 가장 어렵다.
투자자 성이사가 가장 강조하고 싶은 것은 네 번째다.
경제적 안전판이 있어야 선택이 자유로워진다.
성이사가 살아온 길을 돌아보면, 번아웃이 올 때까지 일했다. 더 높은 직책을 위해, 더 많은 월급을 위해. 자기를 갈아 넣어서 일을 했다. 번아웃은 필연적이었다.
그리고 다른 삶이 없기 때문에, 회사의 직책이 곧 나의 삶이 되었다. 직책이 곧 정체성이 되었고, 그래서 직책의 늪에서 빠져나오는 것이 어려워졌다. 왜? 돈을 그 직책으로 벌고 있고, 그 직책이 사회에서 보는 나의 전부니까. 직책이 사라지면 돈도 사라지고, 사회적 존재감도 사라진다.
경제적 안전판이 있으면 다르다.
100년이라는 긴 인생에서, 직함이 없어지는 50대 이후의 삶을 어떻게 살지 고민할 여유를 준다. 그리고 그 고민이 바로 자기 삶을 운용하는 능력으로 이어진다.
자기 삶을 운용한다는 것. 여섯 번째 유산. 가장 어려운 것.
투자자 성이사는 이 개념의 함의를 곰곰이 생각했다.
일을 떠나서 취미가 있어야 한다. 그 취미로 수익이 나면 더 좋다. 수익이 안 나도, 적어도 시간을 채울 수 있어야 한다.
건강을 위한 취미가 있어야 한다. 슈퍼 성이사가 매일 달리는 것. 라이딩을 하는 것. 그것이 50대 이후의 다중우주를 지탱한다.
나이에 맞는 집중할 수 있는 취미가 있어야 한다. 작가 성이사가 새벽에 글을 쓰는 것. 그것이 50대 이후의 정신적 자양분이 된다.
그래야 치우치지 않고, 불안해하지 않고, 삶을 살아갈 수 있다.
젊을 때는 1년이 너무 길다. 1년 뒤를 잘 상상하지 못한다. 하지만 50대가 넘으면 시간이 빨리 간다. 몇 년의 삶이 매번 반복된다. 그 반복 속에서 자기 삶을 운용하지 못하면, 세월이 그냥 지나가버린다.
투자자 성이사는 두 딸을 떠올렸다.
이걸 어떻게 가르치나. 그 나이에 이해할 수 있을까.
복리의 마법을 20대에 이해할 수 있는 사람은 드물다. 자기도 50을 넘어서야 알게 된 것이다. 딸들에게 입으로 가르쳐도 들리지 않을 것이다.
그럼 행동으로 보여주자.
투자자 성이사는 결심했다. 성이사가 돈을 버는 동안, 매달 일정 금액을 두 딸의 투자 계좌에 입금하기로. 매달 적립식으로. 자동이체로. 딸들이 모를 정도로 조용히. 그렇게 5년, 10년이 쌓이면, 그것이 살아 있는 교과서가 될 것이다.
투자자 성이사: (노트북에 자동이체를 설정하며) "10년 뒤에 너희가 이걸 보고 깨닫기를. 아니, 깨닫지 못해도 좋아. 일단 자본은 쌓아둘게."
이것이 투자자 성이사가 자식들에게 줄 수 있는, 늦었지만 가장 진심인 사회적 유산이었다.
자동이체를 설정하고 노트북을 닫으려는데, 거실 풍경이 들어왔다.
소파에서 슈퍼 성이사가 핸드폰으로 새 러닝 백을 검색하고 있었다. 옆에서는 작가 성이사가 와인 어플리케이션을 보면서 여행 가서 마실 와인을 미리 골라보고 있었다.
투자자 성이사는 한숨을 쉬었다.
투자자 성이사: "야."
슈퍼 성이사: (핸드폰에서 눈을 떼며) "왜."
투자자 성이사: "너네 둘이 경제적 자유에 가장 큰 구멍이야."
슈퍼 성이사: "또 시작이네."
작가 성이사: (와인 앱에서 눈을 떼며) "구멍?"
투자자 성이사: "내가 매달 ETF 모으는 속도보다, 너네 둘이 쓰는 속도가 더 빨라. 슈퍼 성이사 너는 러닝화에, 작가 성이사 너는 맥주랑 여행에."
슈퍼 성이사: "야, 잠깐만. 우리가 없으면 어떻게 될 것 같아?"
투자자 성이사: "ETF가 더 빨리 쌓이지."
작가 성이사: "그래서? ETF만 쌓이고 인생은 안 살아?"
슈퍼 성이사: "경제적 자유 이후의 삶이 없을걸."
투자자 성이사: "……."
작가 성이사: "야, 잘 들어. 너가 모은 ETF로 60대에 경제적 자유를 얻었다고 치자. 그래서 회사를 그만두고 자유를 누리려는데, 그때 뭘 할 거야?"
투자자 성이사: "…여행도 가고, 책도 읽고…"
작가 성이사: "여행은 누가 가르쳐줘서 가는 거야? 내가 평소에 어디로 갈지 상상해두니까 가는 거지. 책은 누가 읽어줘서 읽는 거야? 평소에 글을 쓰던 사람이 책을 읽지."
슈퍼 성이사: "그리고 60대에 갑자기 등산이나 자전거를 시작하는 사람이 어디 있어? 평소에 달리던 사람이 60대에도 달리는 거야. 내가 지금 매일 뛰는 것이 60대의 너의 다리를 만드는 거라고."
투자자 성이사: "……."
작가 성이사: "그러니까 우리 두 명이 없으면, 너의 ETF는 그냥 숫자야. 60대에 그 숫자를 보면서 통장 잔고만 보는 노인이 될걸."
투자자 성이사: "……."
슈퍼 성이사: "통장 잔고만 보는 노인은 부자가 아니야. 부자처럼 사는 노인이지."
투자자 성이사는 한참 동안 두 사람을 바라봤다. 반박할 수가 없었다. 둘의 말이 맞았다. 자기 삶을 운용하는 능력, 그것이 바로 슈퍼 성이사의 매일 달리기와 작가 성이사의 새벽 글쓰기였다. 투자자 성이사가 모은 ETF는 그 운용 능력이 발휘될 수 있는 무대일 뿐이다. 무대만 있고 배우가 없으면 공연이 안 된다.
투자자 성이사: (한숨) "…알았어. 이번 달 러닝화 한 켤레까지는 봐줄게."
슈퍼 성이사: "한 켤레가 아니라 두 켤레인데?"
투자자 성이사: "야!"
작가 성이사: "와인도 한 병 봐주는 걸로?"
투자자 성이사: "…"
슈퍼 성이사: "그리고 나 자전거 보급용 파우치도…"
투자자 성이사: "그만!"
투자자 성이사는 오늘도 둘을 이기지 못했다. 사회적 유산 여섯 가지 중 가장 어려운 여섯 번째 — '자기 삶을 운용하는 능력' — 의 권력은 슈퍼 성이사와 작가 성이사에게 있었기 때문이다.
경제적 자유는 도구다. 자기 삶을 운용하는 능력은 사용자다. 사용자가 도구보다 강한 법이다.
투자자 성이사: (혼자 중얼거리며) "여섯 번째 유산을 내가 자식들에게 가르치려고 했는데, 그 유산을 우리 집에서 가장 잘 실천하고 있는 사람이 슈퍼 성이사랑 작가 성이사라는 게…"
슈퍼 성이사: (어디선가) "들었어!"
작가 성이사: (어디선가) "수첩에 적어둘게."
투자자 성이사: "…혼잣말도 못 하나."

'성이사의 다중우주 - 일상 에피소드' 카테고리의 다른 글
| 맞서지 마라. 천재(AI)는 이용하는 것이다. (0) | 2026.05.01 |
|---|---|
| 비가 오면 계단을 오른다. 계단을 오르면, 평소에 보지 못한 풍경이 나타난다. (0) | 2026.05.01 |
| 5분의 정산, 직장인 성이사의 인사평가 자동화 (0) | 2026.05.01 |
| 사람은 망설이고, AI는 망설이지 않는다. 그 차이가 우리를 만든다. (0) | 2026.04.25 |
| 보급품 전쟁, 슈퍼 성이사의 일요일 출정 준비 (0) | 2026.04.25 |